원하는 것을 이루려면, 목표를 이루려면 단지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 계획을 잘 세우고 의지력을 발휘할 것이 아니라, 그 원하는 것을 이룬 사람의 정체성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원하는 것을 얻은 그 사람, 목표를 이룬 그 미래의 자아가 된 느낌, 그 것을 생생히 온 몸으로 느끼는 상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랬을 때 실제 그 습관을 행동으로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종종 스스로를 이렇게 설명한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 “나는 원래 이 정도의 사람이다”.
이때 사용되는 언어는 대부분 자기개념(Self-Concept)에 해당한다. 자기개념은 개인이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설명하는지에 대한 인지적 구조로, 직업, 성취, 성격, 역할, 타인의 평가 같은 요소들로 구성된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자기개념은 비교적 잘 알고 있지만, 정작 정체성(Identity)은 명확하지 않은 상태로 살아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체성은 설명이 아니라 선택의 패턴이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기준으로 결정을 반복하는가,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유지하는가에 의해 드러난다. 즉, 정체성은 “나는 누구인가”가 아니라 “나는 결국 무엇을 선택하는 사람인가”에 가깝다.
이 구분은 미래 계획과 습관 형성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대비한 계획을 세우고도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미래 자아가 현재의 정체성 안에 통합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미래의 나’를 현재의 연장선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미래의 자신을 떠올릴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은 낯선 타인을 생각할 때와 매우 유사하다. 10년뒤의 나, 1년뒤의 나는 뇌의 관점에서 봤을 때 '나'는 내가 아니다. 미래의 나는 심리적으로 제3자에 가까운 존재다.
이로 인해 장기적인 목표—건강 관리, 자산 축적, 역량 개발—는 심리적으로 “내가 당장 해야 할 일”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 일”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우리는 미래를 위해 계획은 세우지만, 현재의 선택에서는 쉽게 밀린다.
Har Hershfield 연구팀에서는 미래자아연속성 (Future Self-Continuity) 라는 개념을 통해서,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 사이의 심리적 연결감이 강할 수록 저축도 많이 하고, 더 윤리적으로 행동하고, 건강 관리에도 더 힘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장기적인 의사결정보다는 현재의 단기적인 결정에 더 비중을 두는 데 이것은 내일의 100만원이 10년 후의 1000만원보다 더 의미있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미래 자아와 현재 자아의 시간적 간극을 줄이는 것이 바로 이 의미있는 장기적 의사결정과 선택을 촉진할 수 있게 된다. 이 연구에서도 역시 미래의 나를 상상하는 방식으로 이 시간적 간극을 좁히는 실험을 수행했다. 일단, 작동이 되는 방법인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것도 충분하지가 않다. 우리의 뇌는 정말 대단히 내성이 강한 기관이다. 그보다 좀더 유난을 떨어야 한다. 우리의 뇌가 뭔가 생경함을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뭔가 새로운 것 모르는 것, 이상한 것이 아닌 이상 별 관심을 주지 않는다. 즉 미래 자아를 더 생생하게 상상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핵심은 정체성의 관점을 완전히 이동시켜야 한다. 미래의 최상의 자아를 ‘열심히 따라가야 할 목표’로 두는 대신, 현재의 나는 그 미래 자아의 삶을 관리·운영하는 대리인이라는 관점으로 전환할 때 행동의 성격이 달라진다.
그렇다면, 실제로, 어떻게 이것을 효율적으로 우리의 실제 삶에 적용할 것인가?
이는 미래 자아를 이상화하는 동기 부여가 아니라, 정체성 자체를 재배치하는 인지적 설계에 가깝다.
자기개념이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현재에 머문다면, 정체성은 “나는 어떤 기준으로 오늘을 운영하는가”로 확장된다.
그리고 미래 자아가 그 정체성 구조 안으로 들어올 때, 습관과 계획은 더 이상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역할 수행의 문제가 된다.
미래를 대비한 행동이 어려운 이유는 우리가 게으르거나 나약해서가 아니다.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가 아직 같은 ‘사람’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이 두 "나"를 연결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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