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안전지대로부터 내 안락지대가 밀려나면 발생합니다
사회의 능력과 문화가 변화하면서 그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은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전 세계가 정치적, 경제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먼 곳의 사건과 문화 현상도 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놀랍게도, 우리가 속한 지역사회의 생각과 문화도 서서히 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들이 현재는 당연한 것처럼 다가오기도 합니다.
한 예로, 우리나라에서는 예전에는 지식인들만이 한자를 사용했죠. 게다가 한자는 우리 말과 어울리지 않는 중국 글자입니다. 어려울 수 밖에요. 지식과 정보는 어려운 한자를 익힌 지식층 만의 전유물이었죠. 그러나 15세기 중반에 만들어진 한글은 빠르게 전국으로 퍼졌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보수적인 지식층은 한글의 위험성을 두려워했습니다. 정보는 지배층이 독점해야 피지배층을 지배할 수 있다고 여겼으니까요. 하지만 바이러스처럼 퍼진 한글은 더이상 무시할 수 없는 매체가 되었고, 접근 가능한 것이 되었습니다. 이제 정보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공유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전반적으로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로 불확실성을 해소한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확장하고 안락지대를 더 크게 넓혔습니다. 또 자신의 안락지대가 새로운 안전지대에 자의적으로, 타의적으로 편입된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 안전지대에 들어가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인쇄 기술이 등장하기 전에는 책과 글을 복사하려면 사람이 일일이 필사해야 했습니다. 필사하는 행위 자체가 공부의 일환이었고, 그 일 자체에 신성한 의미를 부여했다고 하지요. 남이 필사한 책을 읽는 것은 진정한 읽기로 간주되지 않았다고도 합니다. 그래서 인쇄한 책은 너무 쉽게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읽었다고 해서 깊이 이해했다고 보지 않았다고도 합니다. 초창기에 지식인들은 인쇄 기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았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결국 인쇄 기술은 인쇄 기술자라는 직업을 창출했습니다. 새로운 안전지대가 만들어진 것이죠. 사람들은 새로운 안전지대에서 일을 찾고 돈을 벌며 그것을 즐겼습니다. 그러나 필사만이 진정한 읽기로 생각한 사람은 그들의 안락지대가 위협을 받았고, 필사만을 직업으로 삼았던 사람은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세상은 이 새로운 분야를 받아들이는 사람을 품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불만가득히 안전지대 밖의 자신만의 안락지대를 지키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삶은 늘 힘들 수 밖에요. 안전지대 밖의 안락지대라? 마음은 안락할 수는 있지만 생존에 위험하니까요.
이러한 예시는 현대의 IT 기술이 우리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인터넷, 스마트폰, SNS, 그리고 인공지능 기술이 우리의 직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고정관념, 과학적인 개념들도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안전지대를 자신의 안락지대로 이동시켜 오는 사람들
사회는 인간이 변화시킵니다. 크게는 이 지구 상의 삶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도 있고, 작게는 가족의 문화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이상적인 변화를 바라며 노력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있었습니다. 환경주의자, 동물보호주의자, 노동자협회와 같은 사회운동가 뿐만 아니라, IT 개발자, 마케팅 전문가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삶의 방향을 변화시키려는 사람들입니다.
반면, 사회 변화에 저항하는 사람들, 그냥 바라보기만 하는 사람들, 또는 변화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의도치 않게 개인의 안락지대가 개선되기도 하며, 이를 "운이 좋아진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또는 반대로 안락지대가 안전지대로부터 밀려날 수도 있습니다.
건전한 철학을 가진 사람들이 안락지대를 이동시키고 확대시켜서 세상이 좀 더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기여해왔습니다. 반면 반대 경우는 세상의 성장이 정체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노예 시스템이 있던 시대에는 노예로서 안락한 삶을 살던 사람들도 있었을 겁니다. 그것이 너무 당연했기 때문이었겠지요. 그러나 깨어 있는 사람들은 노예가 아니어도 안락할 수 있도록 자신의 안락지대를 확장시켰습니다. 그러려면 노예제도를 깨뜨릴 수 있어야 했습니다. 이 세상은 이들에 의해서 노예 시스템이 없는 것이 편안한 사회로 변했습니다. 세상의 안락지대가 바뀌었습니다.
예를 들어, 스티브 잡스는 스마트폰을 대중화시킴으로써 삶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조선 왕조 시대에는 의사가 존경받는 직업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그 상황이 완전히 다릅니다.
안락지대에서만 만족하는 사람들은 주변을 바라보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안락지대에서만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안락지대를 확장하려고 노력한 사람들은 전체적으로 사회의 생각과 삶을 성숙시켰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는 항상 크고 작은 저항이 따릅니다. 하지만 도전과 행동을 통해 성공과 실패가 교차하며 안락지대는 끊임없이 이동하거나 확장됩니다.
우리는 자신의 안락지대를 넓히고 싶고, 사회의 안전지대를 확장시키고 싶습니다. 반면 자신과 사회의 안락지대, 안전지대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저항의 상황도 있습니다. 이 두 세력 사이에서 어떤 쪽의 힘이 세냐에 따라 변화의 방향이 결정됩니다. 분명한 것은 세상이 보장하는 안전지대는 아주 큰 스케일이라서, 나의 안락지대를 유지하려는 방향이 세상의 안전지대의 움직임에 반대방향이라면 어쩔 수 없이 불안해집니다. 내 노력이 실패하면 무기력해집니다. 현재 나의 위치는 어디일까요? 이러한 거대한 변화와 움직임 속에서 나의 위치를 고민하며 어떻게 변화를 수용할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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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SAFETY ZONE (안전지대), 세상의 안락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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